이런저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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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몸을 누리십시오이런저런글 2011. 1. 22. 23:26
네덜란드 의사이자 화학자인 부르하페는 체온계, 현미경 등을 응용해 근대적 임상 교수법을 처음으로 실시했습니다. 1738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유품 중 하나인 공책이 경매 물품으로 나왔습니다. 표지에는 ‘의학의 가장 심오한 비밀’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공책은 그 누구도 함부로 볼 수 없도록 봉해져 있었습니다. 생전에 부르하페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발표해 의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환자들의 병도 잘 고치는 명의였습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공책에 건강에 관한 엄청난 비결을 써 놓았을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이윽고 공책의 경매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앞다투어 값을 불렀습니다. 공책 값은 점점 치솟아 어마어마한 값에 낙찰되었습니다. 그 공책을 낙찰 받은 학자는 대단한 보물이라도 손에 넣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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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이런저런글 2010. 12. 31. 00:42
십자가... 오후에 눈 맞으며 바닷가를 지나다가 문득 바다 사진을 담고 싶었다. 추웠다. 시린 손 비비며 다가서는데 갑자기 십자가처럼 보였다. 어둔 밤하늘에서 십자가라고 온갖 모양새를 내며 서 있기보다 여기서 녹슨 모습 그대로 눈에 덮이는 모습이 내 눈에는 더 십자가처럼 보였다. 어느 배라도 다가와 줄을 던지면 마다하지 않고 몸을 내어 줄 뚝뚝 떨어지는 바닷물에 썩어가도 아랑곳하지 않을 그 모습이 내 마음속에는 십자가로 남았다. 눈이라도 털어주려다가 녹슨 자리 흐트러뜨릴까 가만히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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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눈물이런저런글 2010. 12. 25. 21:19
오늘 성탄절은 무척 춥군요.. 다들 추위를 어떻게 이기고 계시나요? 이른 아침 RSS를 이용해서 구제역 관련 뉴스를 챙겨보다가 쓰러지는 소들과 아픈 마음을 감당 못하는 축산 농민들 모습에 찔끔 눈물이 나왔습니다. 또 살처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고통스런 모습에도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구제역 사태를 남의 일인 양 하는 이들에겐 답답함이 크고요... 이렇게 저렇게 성탄절 아침이 우울해지고 이런 마음 떨쳐버리지도 못한 채 성탄예배 드리러 갔습니다. 성가대가 찬양을 하는 시간에 예배실 문이 빼꼼히 열리더니 오랜만에 신 집사님이 들어왔습니다. 신 집사님은 예전에 멀리 이사를 하였습니다. 직장도 이곳저곳 자주 옮기죠. 아마도 이사 간 곳에서는 예배드리기가 어려운 것 같고, 모처럼 시간을 낼 때 일부러 들꽃마당에 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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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런저런글 2010. 12. 19. 09:53
최근에 보령도서관 요청을 받아 보령도서관 행사 프로그램 일환으로 인물 스케치를 진행했습니다. (*아래에 인물 스케치 몇 장이 올려져 있습니다...) 지난 번 낙동초등학교 미술전 때 전시회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것인데, 보령도서관에서 좋게 본 모양입니다. 인물 스케치란 원래 화가가 직접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지만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가 어렵죠. 그래서 카메라와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을 얻어서 빨리 인물을 스케치하는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참여한 60여 명의 얼굴을 그려서(출력해서) 나눠줬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년 들꽃축제인 온새미로축제에서도 프로그램으로 도입할까 생각중입니다. 아무튼 얼굴을 만지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