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글
-
개망초 석양(夕陽)이런저런글 2012. 10. 14. 16:07
보령시 천북 바다.. 천수만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시는 분마다 또 오고 싶은 곳이라고 말하는 바다입니다. 장은리 언덕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일몰을 담았습니다. 개망초가 눈에 들어옵니다. 잡초라고 천대를 받아도 개의치 않고 어디서나 피는 개망초 이렇게 바닷가 언덕에서도 피었군요. 일몰하고 어우러지니 자태가 또렷합니다. 개망초같은 삶이 표현은 그래도, 하나님의 은총이 넘치는 삶입니다. 이렇게 빛나는 삶이 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개망초 석양 사진을 담기 전에 담았던 풍경입니다..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옵니다. 가을이지만 아직은 따가운 햇빛, 그을린 얼굴도 즐거운가 봅니다. 집으로 돌아갑니다. 해도 하루의 마지막 빛을 흩뿌리면서 인사를 고합니다. 개망초 석양 직후 - 천북 ..
-
가을 바다의 향연(饗宴)이런저런글 2012. 10. 6. 18:46
하루에 두 번, 스쿨버스 기사로 변하면 올망졸망한 아이들 목소리를 듣다가 마지막으로 학성리 바닷가에 사는 동준이와 동윤이를 내려놓고 언제나 사호리 바닷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옵니다. 사호리 바닷가 둑길은 날마다 모습이 다릅니다. 밀물 썰물 시간이 다르고, 바람 부는 속도가 다르고 꽃이 피는 모습도 다릅니다. 물론 만나는 사람도 다르지요. 그리고 해 지는 모습은 늘 새로운 모습입니다. 일몰이라고 하는 해 지는 모습은 가을과 겨울이 예쁩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일몰 시각이 당겨지면서 붉은빛도 진해집니다. 파도마저 잔잔할라 치면 황금빛은 어느새 마음마저 물들입니다. 가을 바다는 코스모스까지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따뜻한 빛 아래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는 순간이고 우주입니다. 이런 풍경 속을 늘 오고 간다는 것은 하..
-
지리산 자락 가을...色이런저런글 2012. 9. 28. 08:41
세미나 강의 때문에 구례군을 다녀왔습니다. 구례군에 야생화연구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세미나가 끝난 후 잠깐 시간을 내서 가을 구경 겸 꽃구경을 갔습니다. 야생화연구소는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안에 있었습니다. 늦은 오후여서 여유로움이 없이 사진 몇 장을 급하게 담았습니다. 그래도 점점 짙어져 가는 가을色, 그 향취가 무척 좋았습니다. 이제는 가을 하늘입니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안에는 압화전시관을 비롯해서 볼만한 전시관이 여럿 있었습니다. 지리산 자락이라서 가을 여운도 깊었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차분하게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안에 있는 야생화연구소입니다. 야생화연구소 주변에 조성된 조그마한 야생화 공원입니다. 벌개미취 붓꽃과에 속하는 '샤프란' 돌나물과에 속하는 '큰꿩의 비름' ..
-
태풍이 지난 후 바닷가이런저런글 2012. 8. 31. 23:41
하루 시차를 두고 태풍 두 개가 연달아 지나갔다. 15호 볼라벤(라오스 이름. 라오스 고원의 이름)이 먼저 지나가고, 그 뒷바랍에 치여 14호 덴빈(일본 이름. 별자리인 천칭자리의 천칭을 의미)이 지나갔다. 강력한 바람과 엄청난 비를 동반하고서... 이런 일(태풍 두 개 연달아 지나간 일, 순번이 바뀐 일)은 거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거의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국토의 서남부 지역 피해가 무척 크다. 무엇보다 큰 손실을 입은 농민들의 눈물이 마음 아프다. 하굣길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바다 모습이 궁금해서 장은리로 갔다. 장은리 바로 옆에 수룡항이 있어서, 나는 수룡항도 그냥 장은리라고 부른다. 천수만 바다는 곤파스 태풍 때와는 달리 피해가 크지 않은 것 같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태풍 바로..
-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이런저런글 2012. 8. 18. 18:49
처가댁이 있는 안동에 갈 때마다 지나는 마을이 있습니다. 우리 마을 신죽리와 신덕리처럼 같은 면내에서 처가댁 마을과 붙어 있는 마을입니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동 그 마을에는 나이 일흔이 되도록 혼자 산 분이 있었습니다. 그의 평생은 극심한 가난과 병과 함께 지내는 삶이었습니다. 그는 1937년 일본 도쿄의 빈민가에서 태어나서 광복 직후 귀국했지만 가난 때문에 가족들과 헤어져 어려서부터 나무장수와 고구마장수, 담배장수, 가게 점원 등으로 힘겹게 생활하였습니다. 생활이라는 말보다 하루를 견뎌내는 일이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십대 후반부터 폐결핵과 늑막염, 신장결핵, 방광결핵, 부고환결핵을 앓았고, 한 때는 거지생활을 했습니다. 29살 되던 해에 수술로 콩팥 한 쪽을 들어냈고, 방광도 들어냈습니다. 의..
-
함께 한 무대, 함께 나누는 삶이런저런글 2012. 8. 14. 14:41
신호에 맞춰서 네 사람의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한 사람의 팔이 움직이듯이 자연스럽고 열정적인 모습 속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선율이 흘러나왔습니다. 모두 충격을 받은 듯 눈이 커지고, 입가에서 작은 탄성이 새 나왔습니다. 젊은이들이 조직한 사중주단 ‘Quartet Griot’가 첫 번째 곡으로 연주한 쇼팽의 ‘녹턴 제20번 c-sharp 단조 작품 72번의 2(유작)’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올여름은 무척 덥기도 했지만, 모처럼 음악을 비롯한 공연 예술의 진수를 만끽한 계절이기도 했습니다. 열린 무대, 가까이 다가선 연주는 무심한 마음을 일깨우고 내 안에 멋진 울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세상은 이렇게 여전한 감동의 선율이 흐르고 나눔의 마음들..
-
들꽃마당 김도희도서관 개관이런저런글 2012. 6. 24. 17:50
하나님 품에서 안식하고 있는 작은 소녀 '김도희'를 기념하면서, 지역의 작은 도서관 역할을 할 '들꽃마당김도희도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10평 조금 넘는 공간인데도 채워야 할 부분이 많군요.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정식으로 보령시에 사립도서관인 작은 도서관으로도 등록할 예정입니다. 도희를 생각하는 도희 가족의 마음이 도서관을 드나드는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도희의 마음이 이어져서 농촌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열매로 나타나기를 기도합니다. 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날,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몇 장 첨부합니다. 앞으로 도서관의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농촌 지역의 문화 창출과 공동체 마음을 모으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도서관 현판 글씨는 김도희 글씨체로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