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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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바다꿈꾸는아이들 2008. 9. 21. 22:52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오후 5시 바다 보령 천북 바다는 아이들 발자국 소리가 잔파도처럼 밀려오는 오후 5시가 되면 스르르 일어납니다. 나른한 햇살에 게슴츠레 누워 있다가도 살살 간질이는 아이들 소리에 마지못한 척 자리를 내 줍니다. 그리고 아직은 바다 위에 있는 햇살을 붙잡아 길게 늘어뜨립니다. 햇살 사이사이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또 다른 파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후 5시는 학교가 문을 닫고 아이들은 집에 가는 시간입니다. 철봉 아래 모래 바닥에 가방 하나 덩그러니 놓아두고 농로 따라 덜컹이는 학교 버스를 타면 이길 저길 돌아서 진달래 고개 너머 바지락 씻어내는 바다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도 무엇을 먹었는지 지치지 않고 쏟아내는 그 많은 이야기들 장하기도 해라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그 몸부림 오히려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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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버스 기사의 사진전꿈꾸는아이들 2008. 9. 21. 22:43
(*2007년 12월 작성글) 스쿨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낙동초등학교가 지난 12월 21일(금)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갔습니다. 비정규직(?)이라서 방학을 하면 일자리가 없어지니 허전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시간에 쫒기기도 하고, 일정이 겹칠 때도 있어서 힘도 들었는데, 막상 쉬려고 하니 아이들 하나하나 눈에 아른거립니다. 돌이켜보면 일 년이 금방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일 년 전 꼭 이맘때, 학교 통폐합 소식에 불안해진 학부모들이 절박하게 회의를 하고 마음을 모으는 과정에서 제가 맡아서 해야 할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학교를 살리자는 일념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습니다. 올 해 1학기를 45명으로 시작했는데, 2학기를 마칠 때는 52명의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앞으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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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다현이꿈꾸는아이들 2008. 9. 21. 22:40
(2008년 2월 작성글) 봄방학을 한 다현이가 미장원에서 머리를 예쁘게 하고 왔습니다. 이제 얼마 후면 낙동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군요. 반 친구가 모두 5명인 다현이. 언니 오빠들하고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돼버린 학교에서 1학년 생활을 잘 했습니다. 2학년이 되면 이제는 언니가 됩니다. 새로 입학하는 동생들은 모두 5명. 잘 돌봐줘야지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농촌 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올 해, 낙동초등학교 입학 예정 대상은 모두 5명이었습니다. 일부러 입학 예정 학생들의 학부모를 학교로 초청해서 학교 설명회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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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운동회꿈꾸는아이들 2008. 9. 21. 17:49
(*2007년 9월에 작성한 글이지만... 2008년 운동회도 비슷했습니다.) 낙동초등학교 운동회가 지난 9월 19일(수)...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전교생 50명, 병설유치원 10명의 학생들이 온 힘을 다해 뛰고 또 뛰고, 그리고 응원나온 엄마 아빠, 할머니들도 함께 뛰었습니다. "50m 달리기 경주장" 국제적인 경주장은 아니어도 자연친화적(?)인 경주장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저도 아빠 선수로 나서서 달리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넘어져 보았습니다(*~일부러는 아니지만). 다치기는 커녕 다음날 온 몸이 정기를 받아서 더 상큼했습니다...^^* 태양이도 달리고, 대희도 달리고, 종민이도 달리고... 늘 그렇게 기운차게 달리렴.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달리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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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얼굴꿈꾸는아이들 2008. 9. 21. 17:47
아이들 얼굴 1. 세상이 가진 보물 중에서 아이들 얼굴을 빼놓을 수 있을까요? 작은 얼굴 속의 갖은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방긋 피어난다면 그렇게도 빛나는 보물들을 위해 여린 흙을 흩뿌리고 다녀도 좋겠지요. 2. 혹여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곡한 말씀이라도 들을라치면 꿈꾸는 아이들 얼굴에 내 가슴 살포시 대보기라도 해야겠지요. 그렇게라도 내 가슴 수줍어지면 작은 노래 조용히 불러주고 싶어요. 3. 아이들 꿈속에서 자라는 나무가 꼭 웃음비만 맞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꿈꾸는 나무 언저리에서 조근조근 둘러앉아 얼굴 보며 웃고 싶어요. 슬픈 얼굴도 눈물 지워주고 무표정한 얼굴도 입술 당겨 올려보고 빛나는 보물들을 더 닦고 닦아 통통거리며 튀어 다니는 발걸음을 나누고 싶어요. 4. 어른의 아버지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