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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落花岩)에 오르다이런저런글 2011. 8. 20. 13:55
우리나라에는 두 곳의 낙화암(落花岩)이 있는데, 하나는 수많은 백제 궁녀가 몸을 던졌다는 부여의 백마강(금강)에 있고, 하나는 단종이 승하하자 그를 모시던 궁녀와 시종들이 몸을 던졌다는 영월의 금장강(동강)에 있다. 하지만 낙화암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부소산(扶蘇山) 서쪽 낭떠러지 바위를 떠올린다. 옛적 오랜 왕국의 마지막 숨결 자락에서 몸을 던져야 했던 삼천궁녀의 비탄이 지금도 마음을 아리게 하기 때문이리라. 삼천궁녀는 사실 숫자가 아니다. 옛 중국 쪽 문헌을 보면 많은 궁녀는 무조건 ‘삼천궁녀’로 나온다. 그러니까 삼천궁녀는 대단히 많은 숫자의 궁녀란 뜻일 것이다. 그것은 또한 망국의 슬픔이 극에 달했다는 표현이기도 하겠다. 마침 TV를 잠깐 볼라치면 '계백'이라는 드라마가 눈에 띈다. 친근한 궁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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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학원, 사라지다!농촌이야기 2011. 8. 15. 03:57
없어지는 것이 많다 보니 이제는 어느 것이 없어져도 무덤덤한 농촌입니다. 아니, 언제 그것이 있었느냐고 물어라도 본다면 그나마 희미해진 존재의 가치에 위안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살고 있는 농촌지역에서는 지역민들이 거의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이도 없고 안타까워하는 이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농촌공동체와 농촌의 미래에 대해 일종의 잣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면 소재지에는 그동안 피아노학원이 있었습니다. 허름한 건물이지만, 그래도 들어서면 피아노 소리가 나고, 바이올린은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에서 아이들의 가방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정겹기 그지없었습니다. 사실 농촌에 음악을 배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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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오줌들꽃마당 2011. 7. 15. 23:19
들꽃마당 '노루오줌' 습한 곳에서 자라는 노루오줌. 높이는 30∼70cm 정도이다. 그늘진 곳에서 고운 분홍빛의 꽃이삭을 곧추 세우고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노루가 살만한 산에서 주로 자라면서 꽃에서 지린내를 풍기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먼 곳에서 보면 꽃잎은 없이 수술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꽃가루는 원형으로 표면에 호두껍질을 생각나게 하는 무늬가 있다. 여름에 숲에서 피는 꽃들은 짙푸른 나뭇잎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하얀 색으로 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노루오줌은 분홍빛으로 자잘한 꽃들이 뭉쳐서 피어나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노루오줌은 요즘이 절정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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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교회아카데미 보령세미나 후기이런저런글 2011. 7. 15. 11:31
지난 6월 28일(화) 보령시 천북면 시온교회에서 바른교회아카데미 ‘보령세미나’가 열렸다. ‘디아코니아(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교회)’를 주제로 열린 보령세미나는, 지역사회와 심한 이질감을 느끼며 부조화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기를 실천할 방법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하며 각자에게 맞는 적용 점을 찾아보기 위해 고민하는 자리였다. 사실, 한국교회의 모든 움직임이 오직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실에서는 이런 세미나도 일종의 성장 세미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교회라는 것이 이를테면 작은 교회가 성장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편으로 나름대로 규모를 가지고 있는 교회는 당연히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고 있다는 착각 내지는,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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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호리 바닷가꿈꾸는아이들 2011. 7. 6. 23:22
하늘이 집 뒷편에 있는 사호리 바닷가...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 갔습니다. 학성리 아이들은 바다가 친근하지만, 하늘이와 아름이는 처음으로 같이 간 날이었습니다. 가을이 오면 본격적으로 바다에 투입될 쭈꾸미잡이 소라그물망. 마치 아이들을 위한 미로 놀이터 마냥, 잘 정돈 된 모습이 바다와 어울려 동심을 자극합니다. 점프샷!!! 늘 뛰고 싶어하고, 말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바다는 참 포근합니다. 2학년 성희와 유치원생 아름이 5학년 김연규 학꽁치 치어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유혹합니다. 정말 수많은 갖가지 치어들이 아이들 손바닥 둘레를 맴돕니다. 저절로 엎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돌아가는 길 갈매기의 배웅을 받으며.... 그렇게 아이들은 돌아갔지만, 아이들이 발 디딘 곳마다 맑은 웃음이 넘쳐났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