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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기찻길이런저런글 2021. 2. 8. 01:53
1. 보령에 살면서 가장 많이 본 길 중 하나가 장항선 길이고, 서울 갈 때 심심치 않게 타고 다니는 것이 장항선 기차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완행기차 비둘기호도 타봤고, 이제는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번갈아 탑니다. 사실 장항선에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 대한 선택권은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모를까 시간에 맞춰서 기차를 타려면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니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타야 합니다. 새마을호도 무궁화호를 개량한 기차라서 차이가 크게 나진 않습니다. 쉽게 이동하는 승용차가 편하긴 해도 서울을 가려면 가는 길에 차량이 밀리기도 하고, 서울 시내에서는 주차하면서 다니기 어려워 보통 기차를 탑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차는 KTX가 말해주듯이 쭉쭉 뻗은 철로로 빨리 다니지만, 아직 예외가 있다면 장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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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 보령 길이런저런글 2021. 2. 2. 19:20
. 장항선은 십여 년 전 군산선과 이어지면서(2008년) 용산에서 전북 익산까지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되었지만, 본래는 천안에서 금강 하구의 장항 사이를 연결하는 노선이었습니다. 1931년 조선경남철도주식회사가 전 구간을 개통시킬 때 명칭은 충남선이었습니다. 장항선은 서해 정취가 물씬거리는 아름답고 정이 솟는 길입니다. 특히 보령 길은 애틋함을 품고 구부러진 산길 논길 바닷길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직선화 사업으로 그동안 장항선 역중 14개가 폐쇄되었다고 하는데, 보령도 여러 역이 희미한 흔적 위로 이름만 남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장항선 보령 길은 가장 아름다운 구간에 속합니다. 특히 멋진 길은 청소역에서 원죽역 사잇길입니다. 걷기에도 참 좋은 길입니다. 서울에서 보령으로 내려오면 첫 번째 역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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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죽리 갈대밭 속으로 조금 더...농촌이야기 2021. 1. 11. 15:47
새해는 춥기도 했지만, 눈이 제법 내려서 겨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고 여유작작 눈 내리는 겨울 구경을 위해 제가 사는 마을인 천북 신죽리 갈대밭으로 지난 주간은 여행을 자주 갔습니다. 갈대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온대와 한대에 걸쳐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습지나 갯가 주변에서 군락을 이루고 자랍니다. 보령 천북에도 엄청난 갈대 군락지가 있지만 들어가기도 쉽지 않고, 옆에 있는 서천 한산 신성리 갈대밭이 무척 유명해서 천북 갈대밭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대보다 억새가 늦여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만, 갈대에는 낭만과 음악 이야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님프인 시링크스가 목신(牧神)인 판에게 쫓기다가 강의 님프들 도움으로 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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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광야이런저런글 2021. 1. 4. 19:35
천수만 끝자락 바다가 있는 땅 그곳은 보령 천북 신죽리 바다였던 신죽리는 언제부터 갈대가 되었습니다. 넘실대는 갈대 바다 새해 첫날 눈이 내렸습니다. 바다에 가득한 눈 갈대 사이를 헤집으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바람이 이끕니다. 나는 무엇을 보려고 왔을까?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더냐?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세례 요한의 제자를 돌려보낸 후 군중을 향한 예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신죽리 갈대 바다는 광야만큼 싸늘하지만 내딛는 발걸음에는 갈대의 위로가 덮입니다. 흔들리는 것은 너만이 아니더라... 눈 내리는 신죽리 겨울 흔들려서 즐거운 축제 시간입니다. 하늘이 흔들린다고 느끼면 곧 축제가 열리는 시간 바람 타고 갈대 바다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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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첫걸음이런저런글 2021. 1. 2. 22:29
코로나 19로 힘들었던 날들을 위로하고 싶었던지 새해 첫날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렸습니다. 날씨는 겨울인 것을 보여주듯이 추웠지만, 눈길을 걷는 즐거움은 새로운 시간 앞에서 풍성했습니다. 천북면 신죽리... 그야말로 드넓은 갈대밭도 하얗고 구석구석 논길 밭길도, 산길도 앞서간 발자국 없이 누구라도 첫걸음이 되도록 겸손히 기다린 길이 되었습니다. 한 걸음 밟을 때마다 떨리는 마음으로 누군가 흔들림 없이 따라오도록 기도했습니다. 여전히 힘들어도 함께 간다면 추운 시간도 맞잡은 손으로 따뜻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