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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20:06



루쉰의 <고향> 마지막 구절을 읽습니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버려야 할 것들과 단절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사회와 민중을 향해 갖는 가능성에 희망을 여는 루쉰의 글은
오늘도 새로운 의미를 담아냅니다.




세상에 희망이 자기만의 모습을 갖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시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그곳에
희망이 만들어집니다. 그러기 때문에 희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것’, 그리고 ‘걸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은 그렇게 모습을 갖춥니다.




그러나 걸어가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할까.
좀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나 혼자라도 자주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요?
혼자 가는 길은 고독하고 힘이 듭니다. 시간은 인생을 잡아먹을 만큼 많이 걸리고….
그래도 내가 사는 땅 위에서 조그마해도 가능성을 본다면
그 길을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치 운명처럼.




아이들 운전사 역할을 하느라고 산길 바닷길을 많이 다닙니다.
여기에 농로도 기다랗게 있고 가녀린 숲길도 있지요.
푸릇한 산내음도 맡고 바다 풍경도 보는 길이지만,
좁은 길은 때때로 위험하고 안개가 많이 끼면 천천히 가느라고 힘들고,
더구나 겨울이면 눈이 덮이고 추워서 어려움이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즐거움이 있습니다.
허허벌판을 지나고 숲길을 돌아서서 파도거품을 피할라치면 아이들이, 
작지만 상쾌하게 뛰어나오는 아이들의 걸음걸음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 명씩 싣고 오던 길을 헤집어 돌아오면
만선의 기분은 아니어도
아직은 살아서 펄떡거리는 우리 농촌의 꿈을 흠뻑 느낍니다.




문이 열려 있는 학교에 아이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위해 서툴지만 나름 씩씩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직은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그림자는
길 위의 쓸쓸함을 걷어내고 희망의 노래를 깔아 놓습니다.




그래서 사람 길이 됩니다.

희망을 꿈꾸는 길이지요.
우리가 사는 땅 위에 사람 길이 계속 열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길 위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루쉰의 <고향> 마지막 구절을 기억하며
나는 또다시 산길 바닷길을 돌아
가야 할 길을 가기 위해 나섭니다.

없다고도 할 수 있는 희망의 '있음'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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